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I HATE MONDAY[전체보기]

MORE ARTICLE

MORE PRODUCT

MORE PRODUCT

에디터들의 선택 [전체보기]
  • 단지 조금 다른 선택
  • 스타킹을 신지 않은 지 오래다. 어느 날부터 비침 없는 레깅스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학창 시절에 검은 스타킹을 여러 벌 마련해 번갈아 신었던 것처럼, 아무런 디테일 없는 기본형 레깅스 몇몇을 구비해두고 꼭 필요할 때만 입고 있다. 치마보다는 바지를, 반바지보다는 바닥을 끄는 긴 바지를 즐기는 내게 스타킹은 후순위 쇼핑 항목이었다.
    그런데 ‘레드 라인 백 포인트 스타킹’은 서정적이면서도 기분 좋은 상상력을 일으키며 내 지갑 문을 톡톡 두드린다. 기꺼이 환대로 응하고 싶은 노크 소리. 종아리 선을 따라 세로로 그어진 붉은 선을 보고 있으면, 동아시아 설화에서 통용되는 운명의 붉은 실 ‘홍연’이 문득 떠오른다. 월하노인이 맺어준 천생연분 커플을 연결하는 붉은 증표. 그 실은 서로의 손가락에 얽혀 있다고 하는데, 손가락 말고 다리에 드리워져도 멋있을 것 같다. 내 다리로 직접 인연을 찾아 나서겠다는 곧은 선언처럼 다가오는 듯해서. 물론, ‘반쪽 찾기’ 같은 비장하게 임할 목표로만 이 스타킹을 개시할 순 없다. 하늘이 점지해 준 것 같은, 맘에 쏙 드는 ‘행운’을 만나길 바라는 기대감 정도만 품고 가볍게 신어볼 수도 있겠다.
    일상에 상상력과 재미를 더하는 작은 물건이 갈수록 좋다. 작은 물건들의 힘은 결코 작지 않으니까. 삶의 순간순간을 시(詩) 속 은유처럼 아름답고 위트 있게 빚어내는 힘은, 절체절명의 결단이 아닌 단지 조금 다른 선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늘 신던 레깅스 대신, 한끗 다른 스타킹을 골라든 어느 날의 설렘처럼.
  • EDIT BY 김해서
  • I HATE MONDAY IHM100 Red Line Back Point: Black 13,000원

  • 마침내, 재출시
  • 손님들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중 어느 쪽을 먼저 듣고 싶어 할까? 속속 품절되어 듬성듬성 빈자리가 생긴 진열 바구니를 정리하며 고민한다. 역시 나쁜 소식부터 털어내는 편이 낫겠지. 매장에 들를 때마다 피스타치오 컬러 립 크루 삭스를 대여섯 켤레씩 사 가는 손님에게 어렵사리 운을 뗀다. “그 컬러는 단종되었어요.” 나라 잃은 사람처럼 허망한 표정을 짓는 손님. 처음 우리 가게를 찾은 이후로 매일 똑같은 양말만 신어온 분이니 그럴 만도 하다. 서둘러 좋은 소식을 덧붙인다. “근데 곧 강화된 스펙으로 다시 나올 거예요!”
    삭스타즈 컬러 립 크루 삭스가 마침내 돌아왔다. 그것도 희소식 두 가지를 물고서. 첫째, 컬러가 바뀌었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톤의 24가지 컬러로 정리된 것. 덕분에 서너 켤레만 골라도 어느 옷에나 어울리는 실용적인 양말 컬러 팔레트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사이즈가 둘로 나뉘었다. 체형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착용 가능한 기본 양말을 만들고자 고심한 결과물일 텐데, 여기에 희소식을 보태자면 가격은 변동 없이 그대로다! 새롭게 태어난 컬러 립 크루 삭스가 인생 2회차(?)에서도 듬뿍 사랑받기를. 더불어 단골손님에게도 희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 피스타치오가 이름을 세이지그린으로 바꾸고 살아남았다.
  • EDIT BY 구달
  • SOCKSTAZ STANDARD STB001 STANDARD 컬러 립 삭스 5,000원

  • MUST-HAVE, CAMUS
  • *나는 사람이기보다는 까마귀 같습니다. 휙 성의 없이 날아가면서도 빛나는 것을 캐치할 수 있죠. 그리고 빛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심합니다. 어떻게든 주워서 집구석에 차곡차곡 모아둡니다. (…)삶이 그것들로 숨이 막혔으면 좋겠어요. 발에 차이고, 먼지가 쌓이고, 재미없는 걸레질처럼 여겨질 만큼요. 그래야 내가 그것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겠어요?*
    두 번째 책을 내지 않았으므로 ‘첫’ 산문집이라 칭하긴 민망하지만, 아무튼 내 첫책 [답장이 없는 삶이라도]에 나를 소개하며 쓴 대목이다. 소개라더니 직업도, 이름도, 나이도 뒷전인 이유가 있다. 이 꼭지의 제목은 [자기소개 싫어하는 사람의 자기소개]였고, ‘나’라는 인간을 다른 동물에 비유한다면 까마귀일 거라며 운을 떼는 글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SOCKSTAZ의 페르소나인 까뮤와의 만남은 자석처럼 끌렸다. 왜? 많고 많은 동물 가운데서 까마귀?
    나는 너무나도 매끈하고 화려한 수식으로 가득한 브랜드 메시지를 선호하지 않는다. 귀담아듣는 편도 아니다. 지나치게 열심히 자기소개하고 체면을 차리는 것으로 보여서. 차라리 ‘먼지 쌓인 취향’을, ‘제멋대로 선택한 것’과 ‘그래서 잃은 것’을 허심하게 보여주는 쪽을 신뢰한다. 이게 내 삶이었어, 하고.
    까뮤가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도, 패션 잡화 셀렉숍의 마스코트이면서도 과장된 자세나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지 않다는 점에 있다. ‘여긴 내 자리인데, 어쩐 일?’ 말하듯이 두 발을 쭉 뻗고 앉아서는 무심하게 눈을 뜨고 있다. 되려 SOCKSTAZ에게 일어나는 호감. 앞서 얘기했지만 나는 빛나는 것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캐치할 수 있다. SOCKSTAZ라는 보금자리는 까뮤가 모은 근사한 것들로 가득 차 있을 게 분명하다. 곁에 붙어있고 싶을 정도로!
  • EDIT BY 김해서
  • SOCKSTAZ RY122 Rayure Épicéa 15,000원

  • 시작은 피스타치오부터
  • 엄마가 신는 양말은 정해져 있다. 쉽게 더러워진다는 이유로 흰색은 배제하고, 검정이나 네이비, 회색이 대부분. 화사함과는 거리가 있다. 퀄리티 좋은 양말이나 패턴이 예쁜 양말을 골라 선물해 드린 적도 있지만 '일할 때 신을 용은 아니다', '양말이 왜 이렇게 비싸냐'며 서랍장 안에 곱게 모셔둘 뿐이었다. 그래서일까. 은연중에 나도 '데일리 양말 = 무채색 양말'이라는 걸 공식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내보고 싶은 날도 있기 마련. 몇 안 되는 컬러풀하고 반짝거리는 양말을 꺼내 종아리까지 힘껏 추켜올리며 기분이 좋아지고,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에게도 조금은 다른, 부담스럽지 않지만 은은하게 화사한 양말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이를테면, Rib & Rib Crew Socks: Pistachio처럼 기본에 충실하지만 골지 같은 예쁜 짜임이 있고 보기 드문 우아한 색깔을 지닌 양말 말이다. 합리적인 가격대도 호감 요소. 민트만큼 쨍하지 않지만 그레이보단 생기가 있는, 이 피스타치오 양말을 다가오는 봄에 선물을 해볼까 싶다. 엄마의 서랍장 안 칙칙한 데일리 양말들 가운데 피스타치오가 한 켤레 자리하다 보면, 연핑크, 오렌지 등 점차 더 더 화사한 색깔도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 EDIT BY 김해서
  • SOCKSTAZ FASHION Rib & Rib Crew Socks: Pistachio 12,000원

  • 이토록 반가운 선물
  • 수건 선물. 너무 뻔하다고 느껴지는가? 이미 집에 한가득 쌓여 있어서 더 받으면 처치 곤란 아닙니까. 다시 생각해 보자. 졸업식, 개업식, 로터리 클럽, 환갑잔치 기념 수건을 말하는 게 아니다. 시각과 촉각 모두를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타월 얘기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고 피부에 닿으면 더 기분 좋은 이 물건이 정말 반갑지 않은 선물이라고
    이사 기념으로 오래된 증정용 수건을 버리고 새 수건을 샀던 날을 기억한다. 도톰한 두께의 연회색과 진회색 수건 여러 장을 서랍장에 곱게 개어 넣던 때의 기분이란. 프리미엄 딱지를 붙이기에 애매한, 네이버에 ‘호텔용 수건’이라 검색해 리뷰 많고 가격 저렴한 것으로 고른 제품도 삶의 질을 높여주기에는 충분했다.
    하물며 한 장에 4만 원이 넘는 라세리슈르가토의 오가닉 코튼 배스 타월은 어떨까.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치고 커다란 타월로 젖은 몸을 덮어버리는 순간. 그 부드러운 촉감을 한 번 맛보면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 할지도 모른다. 깔끔한 노리 그린 컬러와 우아한 파일 조직의 매력은 ‘역시 예쁜 게 짱’이라는 진리를 상기시켜 줄 테고. 졸업식 수건은 이제 보내주자.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에 미치는 영향을 떠올린다면 수건 선물은 더 이상 뻔하지 않다.
  • EDIT BY 김정현
  • LA CERISE SUR LE GATEAU LCG174 Bath Towel: Nori 42,000원

  • 수족냉증러를 위한 처방
  • 모든 계절이 혹독하다. 수족냉증러에겐. 나는 구구단도 겨우 외우던 어린 시절부터 낮은 체온으로 고생했다. 비나 눈의 아름다움이나 봄가을의 서정적인 흥취를 잘 느끼고 싶어도 그런 감상은 순간일 뿐이다. 한파가 아니더라도 일교차가 크거나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쐬면, 손발, 특히 발부터 시작해 무릎까지의 하반신은 드라이아이스가 붙어버린 것마냥 한기에 절여져 고통스럽다. 몸이 서늘하여 남들과 똑같은 걸 먹어도 배탈이 잘 났다.
    옛 기억을 더듬어보면, 한창 전염병이 돌았을 때 학교 정문에서 선생님들이 등교하는 아이들의 열을 체크하곤 했는데, 언제나 난 34도 언저리여서 체온을 다시 측정하곤 했다. 그때 내가 니 하이 삭스를 알만큼 패션에 관심이 있다거나 '1도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면, 덜 추운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을까?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순환계 건강은 계속 신경 쓸 일이긴 하다. 365일 전기장판 위에서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레깅스 위에 덧신을 수 있는 'STP028 오버 니 립 삭스'를 보고 생각했다. 완전 내 껀데? 융기모 레깅스는 답답해서 입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무릎까지 감싸는 포근한 니 삭스가 제격. 외출 때만이 아니라, 실내에서도 한기를 느끼는 체질에 이만한 처방은 없다. 서재에 앉아 작업할 때마다 추운 다리가 점점 의자 위로 올라와 가슴팍에 붙는, 엉망으로 웅크린 자세가 사라질 수 있기를.
  • EDIT BY 김해서
  • SOCKSTAZ SPORTS STP028 립 오버 니 니트 삭스 13,500원

  • 껍데기의 나름
  • 신경 써 다뤄야 하는 물건들은 대체로 케이스의 보호를 받는다. 귀중하거나 연약해서. 안경, 화장품, 보석, 시계, 핸드폰 등이 있을 테지. 어쩐지 '집' 혹은 '갑'으로 불리는 것들은 하나 같이 내 관심 밖이었다. 감싸는 용도밖에 없는 듯하여 썩 사치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애지중지 싸고도는 물건도 없다 보니 증정이나 짝꿍템으로 딸려 온 각종 파우치 등은 그저 '빛 좋은 껍데기'일 뿐이었다.
    껍데기의 힘을 모르고 짐짝으로만 여긴 게 웃기는 일임을 깨달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물건을 위한 보호막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뜻은 내가 순’집순이'였음을 방증한다. 여행, 이사, 나들이, 드라이브 같은 이동하는 차원에서 갖추면 좋을 것들을 전혀 몰랐다는 뜻이니까. 어쩐지 짐 싸는 게 그렇게 어렵더라니. 모든 것은 존재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그 자명한 사실을 비웃었던 나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다.
    지금은 가방 안에 파우치 한두 개쯤은 넣고 다니는 인간이 됐다. 30ml 향수에도 전용 케이스를 입히고 다닌다. 보호 목적에 적합하지 않더라도 내 눈에 예쁜 껍데기라면 언젠가 다 쓸 데가 있을 거란 합리화도 해보게 된다. 이 보틀백 역시 눈길이 머물 수밖에. '부모님 등산용 텀블러 백으로 딱이겠는데?', '접이식 우산 케이스 대용으로 써도 예쁘겠네.', '피크닉 갈 때 유용하겠다' 따위의 궁리를 즐기며.
  • EDIT BY 김해서
  • LA CERISE SUR LE GATEAU LCG070 Bottle Bag: Finette Caviar 55,000원

  • End of content

    No more pages to l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