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 EP01. 샌들을 위한 양말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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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 점장 구달의 장바구니 |
NOTICE | 샌들을 한 켤레 샀다. 검은색과 회색이 무난히 섞인 나이키 스포츠 샌들이다. 미국 컬럼비아강 유역에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이름이 붙은 신발인데, 그걸 신고 물장구를 치거나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길 계획은 전혀 없다. 출근용으로 구매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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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KAGE | 선물 패키지 추가 |
13.0% 할인
2024-04-01 ~ 2024-04-22
검은색과 회색이 무난히 섞인 나이키 스포츠 샌들이다. 미국 컬럼비아강 유역에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이름이 붙은 신발인데, 그걸 신고 물장구를 치거나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길 계획은 전혀 없다. 출근용으로 구매했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실개천이 흐르는 것도 아니고 퇴근길에 바다를 보러 갈 것도 아니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 데다 수족냉증까지 있다. 하지만 샌들이 꼭 필요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양말 가게에서 네 번째 여름을 맞으며 일종의 직업의식이 발동했다고나 할까.
나는 양말로 책 한 권을 썼을 만큼 양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취직하기 전부터 이 양말 저 양말 참 많이 신어보았다. 취직하고 나서는 양말을 신어본 짬으로 일했다. 리넨 양말 착용감이 궁금하세요? 제가 설명해드리지요. 미디스커트에 매치할 양말을 찾으신다고요? 제가 추천해드리지요. 내 입에서 술술 나오는 멘트는 내 귀에도 진정성 있게 울렸다. 새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손님들이 생겨나고, 때맞춰 유행의 판도가 뒤집히기 전까지는. ‘샌들에 양말’은 아직 대중 픽은 아니지만 이미 유행의 흐름을 탔다. 사실 작년부터 느끼고는 있었다. 수족냉증인(人)인지라 구멍이 숭숭 뚫린 신발을 사려니 선뜻 지갑이 안 열려서 외면했을 뿐…. 박해일 배우였던가, 프로는 실제로 굶지 않아도 배곯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역시 4년 차 프로 점원이니 샌들을 안 신어도 샌들에 어울리는 양말을 추천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천만의 말씀이었다. 나는 박해일이 아니었고… 조용히 지갑을 열었다.
7일 동안 나이키 샌들에 각기 다른 일곱 켤레 양말을 꿰어보았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두툼한 면양말, 얇은 시스루 양말, 복잡한 패턴 양말, 늑대가 그려진 양말, 꽃무늬 양말, 빨강 양말, 땡땡이 양말. 그리고 깨달았다. 이것은 극한의 밸런스 게임이로구나. 두툼한 양말을 신으니 코지하게 멋스러운 느낌이 나서 좋았지만 발이 꽉 차 답답해 보이는 면이 있었다. 얇은 양말은 시원한 대신 엄지발가락 실루엣이 드러나 약간 창피했다. 패턴 양말들은 확실히 포인트가 된다는 점에서 내 마음에 쏙 들었는데 추구하는 스타일에 따라서는 과하게 느낄 수도 있었다. 일주일 내내 멋쟁이와 ‘아재’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솔직히 아재 쪽에 더 자주 갔다. 뭐, 어차피 패션은 자신감이다. 내가 이렇게 신으면 기분이 좋다는데 밸런스가 붕괴되든 말든 뭔 상관이람. 하지만 샌들에 양말이 대중 픽이 아닌 이 시점에 자유분방 봉두난발 스타일로 양말을 신고 출근했다가는 맨발 손님을 사로잡을 수 없을 터였다. 매장을 찾는 손님 누구나 부담 없이 도전하고 싶어질 만한 샌들 양말 조합을 꼭 찾고 싶었다.
그렇게 닷새쯤 더 이 양말 저 양말 꿰어보고 마침내 찾아냈다. 샌들에 꼭 맞는 양말을. 주인공은 노루(NORU)의 립 삭스다. 차분하고 편안한 무드의 양말로, 평소 어느 가정집 양말 통에 있든 든든히 제 몫을 해낼 제품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샌들에도 어울릴 줄은 미처 몰랐다. 발이 꽉 차 보일 만큼 두껍지도 않고 발가락이 비칠 만큼 얇지도 않다. 기본 양말이지만 립 간격이 넓어서 밋밋한 느낌은 아니다. 길이도 적당하다. 무엇보다 낙원떡집에서 방금 쪄낸 듯 은은하고 고운 색감이 발에 찰떡처럼 붙어 밸런스를 잡아준다.
실제로 팥, 쑥떡, 꿀떡, 가래떡, 인절미, 흑임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재인 매니저는 “콩고물 색깔”이라 표현했는데, 그 말을 듣고 샌들 신은 맨발을 색색의 고물에 살살 굴리는 상상을 했다. 모래 한 알 묻을 일 없는 나의 출근용 샌들에 오늘은 어떤 고물을 입힐까. 좋아, 팥으로 간다. 곱게 졸인 팥소를 닮은 갈색 양말을 꺼내 신었다. 수족냉증을 예방하고 발이 더러워지는 것도 막아줄 양말. 나를 프로 점원이자 유행의 흐름에 올라탄 멋쟁이로 만들어줄 양말. 어쩐지 액운도 물리쳐줄 것 같다. 샌들에 매치한 양말이 마음에 쏙 들어 출근길에 나선 발걸음이 경쾌해졌다. 떡의 완성이 고물이라면 패션의 완성은 역시 양말인가 보다. 오늘 매장에 맨발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는걸. *팥의 정식 색상명은 레드빈이 아니다. 브라우니(browni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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