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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2. 여름이었다점장 구달의 장바구니  

EP02.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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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EP02. 여름이었다
BRAND 점장 구달의 장바구니
NOTICE 담장에 핀 장미꽃을 발견할 때. 아이스커피가 맛있어질 때. 긴팔 셔츠를 세탁소에 드라이 맡길 때. 과일 트럭에서 수박을 목격할 때. 공포영화 예고편을 보았을 때. 함께 산책하는 강아지가 혀를 길게 빼물기 시작할 때. 여름이 왔음을 알아차리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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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에 핀 장미꽃을 발견할 때. 아이스커피가 맛있어질 때. 긴팔 셔츠를 세탁소에 드라이 맡길 때. 과일 트럭에서 수박을 목격할 때. 공포영화 예고편을 보았을 때. 함께 산책하는 강아지가 혀를 길게 빼물기 시작할 때. 여름이 왔음을 알아차리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다 다를 테지만, 그렇다 한들 양말 가게 점원의 그것만큼 남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응달에 쌓인 눈이 녹기 시작할 때니까.

정말이다. 한낮의 기온이 영상 1도만 웃돌아도 손님들은 양말을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제 양말 신기엔 덥지.” 청담 매장 근무 첫해에는 그런 말이 들리면 슬그머니 히터 설정 온도를 낮추기도 했다. 환기하는 척 창문을 활짝 열어 찬바람이 휭휭 들어오게도 해봤고. 2년차에 접어들 무렵에야 어렴풋이 깨달았다. 한국인에게는 계절 불문 발을 감싼 양말을 답답하게 느끼는 정서가 널리 퍼져 있는 듯했다. 아니 우리 조상님들 광목 버선 잘만 신으셨잖아요…. 어쩐지 회사에서 FW 시즌에도 페이크삭스를 빼라고 하지 않더라니…. 양말 애호가로서는 인정하기 싫었지만 양말 가게 점원으로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계절 내내 목양말을 고수하는 사람, 그가 바로 별종이라는 것을.

서울 한낮 기온이 31도를 기록했다. 빼도 박도 못할 여름이다. 고요한 매장이 증명하는 여름…. 산책 나가자고 붕붕거린 꼬리를 원망하는 표정이 역력한 견공이 쇼윈도 유리 너머로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뒤를 타박타박 따라 걷는 보호자의 맨발에는 가벼운 샌들이 꿰어져 있었다. 저 막강한 맨발+샌들 조합을 상대로 어떻게 여름 장사를 해낼 것인가. 거리를 휩쓸고 있는 Y2K 세기말 패션에 양말을 끼워 넣을 여지는 없는가. 이마를 짚고서 깊은 고민에 빠져들다 못해 설핏 꿈나라를 본 듯했던 그때 누군가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손에 쥔 흰색 뮬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물었다. “이 신발로 갈아 신고 싶은데 어울리는 양말 있을까요? 이걸 신으면 발꿈치가 보이잖아요. 근데 저 지금 맨발이거든요.”

꿈인가? 내가 더위를 먹었나? 조거 팬츠와 뮬 사이로 드러나게 될 발꿈치, 그 작은 포인트를 살리려고 우리 매장을 찾은 손님이 눈앞에 있었다. 손님과 함께 선반에 놓인 양말들을 하나하나 훑었다. 도트 무늬와 줄무늬의 장단점을 따져보았다. 흰색과 크림색의 미세한 차이를 신중히 검토했다. 손님의 최종 선택은 흰색 바탕에 까만색 필기체 레터링이 그려진 굿마더신드롬 양말이었다. 바코드를 찍고 계산을 마친 양말에서 택을 제거한 다음 손님에게 건넸다. 우리 매장에는 구매한 양말을 바로 신을 수 있도록 의자가 구비되어 있다. 흰색 뮬을 신고 매장을 나서는 손님의 발꿈치에서 춤추는 검은 곡선은 아주 귀엽고 또 근사했다.

모두가 양말을 벗어던지는 날씨에도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가게 문을 당기는 사람들이 있다. 나만큼 별종인 그들을 만날 때마다 실감한다. 여름이야말로 양말의 계절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두툼한 옷자락에 가려져 있던 양말이 하얗게 부서지는 햇빛 조명을 고루 받으며 스스로 빛나기 시작한다. 부리 끝만 언뜻 보였던 발목에 그려진 독수리가 힘찬 날갯짓으로 날아오른다. 샌들이나 슬리퍼에 매치하면 디자이너가 공들여 컬러를 맞춘 앞코까지 뽐낼 수 있다. 물론 발꿈치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양말의 존재감이 극대화되는 이 귀한 계절에 양말을 신지 않는다니. 우리 별종들 입장에서 보자면 응달이 쌓인 눈이 녹기 시작할 때야말로 양말을 사야 하는 타이밍이다.

올 여름을 위한 양말을 한 켤레 장만했다. 메메리에서 만든 리넨 소재의 오픈 토 발가락 양말. 리넨 양말은 원래 즐겨 신었지만 발가락 양말, 그것도 오픈 토는 이번이 첫 시도다. 주로 운동화에 양말을 매치하다 보니 발목이 아닌 부위(?)를 뽐내는 데는 조금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성찰을 발꿈치 손님을 응대하며 하게 된 덕이다. 신어보니 발가락 끝이 뚫려 있는 게 은근 시원할 뿐 아니라 짜릿한 해방감마저 선사하는 느낌이다. 크롭 티셔츠가 패션계를 뒤집어놓은 매력 포인트가 이거였나 싶기도 하고. …잠깐, 내가 방금 Y2K 패션과 오픈 토 양말의 연결고리를 찾아낸 것 같은데?




세탁 및 관리 주의사항

- 40도 이하의 미온수에 중성세제를 이용한 손빨래를 권장합니다.
- 세탁망에 넣어 울코스 혹은 찬물 세탁으로 기계 세탁이 가능합니다.
- 양말 안팎을 위생적으로 세탁하기 위해 오염 정도에 따라 주기적으로 뒤집어 세탁해 주시길 권장 드립니다.
-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널거나 뉘여서 자연 건조 해주실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 불가피한 기계 건조 시에는 짧은 시간 동안 낮은 온도로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 소재에 따라 세탁법이 다를 수 있으니 제품 텍에 표기된 세탁법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 정돈되지 않은 손톱, 발톱에 의해 제품이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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