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족냉증러를 위한 처방
  • 모든 계절이 혹독하다. 수족냉증러에겐. 나는 구구단도 겨우 외우던 어린 시절부터 낮은 체온으로 고생했다. 비나 눈의 아름다움이나 봄가을의 서정적인 흥취를 잘 느끼고 싶어도 그런 감상은 순간일 뿐이다. 한파가 아니더라도 일교차가 크거나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쐬면, 손발, 특히 발부터 시작해 무릎까지의 하반신은 드라이아이스가 붙어버린 것마냥 한기에 절여져 고통스럽다. 몸이 서늘하여 남들과 똑같은 걸 먹어도 배탈이 잘 났다.
    옛 기억을 더듬어보면, 한창 전염병이 돌았을 때 학교 정문에서 선생님들이 등교하는 아이들의 열을 체크하곤 했는데, 언제나 난 34도 언저리여서 체온을 다시 측정하곤 했다. 그때 내가 니 하이 삭스를 알만큼 패션에 관심이 있다거나 '1도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면, 덜 추운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을까?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순환계 건강은 계속 신경 쓸 일이긴 하다. 365일 전기장판 위에서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레깅스 위에 덧신을 수 있는 'STP028 오버 니 립 삭스'를 보고 생각했다. 완전 내 껀데? 융기모 레깅스는 답답해서 입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무릎까지 감싸는 포근한 니 삭스가 제격. 외출 때만이 아니라, 실내에서도 한기를 느끼는 체질에 이만한 처방은 없다. 서재에 앉아 작업할 때마다 추운 다리가 점점 의자 위로 올라와 가슴팍에 붙는, 엉망으로 웅크린 자세가 사라질 수 있기를.
  • EDIT BY 김해서
  • SOCKSTAZ SPORTS STP028 립 오버 니 니트 삭스 13,500원

  • SOCKSTAZ X KBP Traveler's Socks Pouch with Laundry Net 39,000원

  • 2ND PALETTE SPT185 Camel Line 33,000원

  • HACU HCU008 HACU RIb socks 12,000원

  • 껍데기의 나름
  • 신경 써 다뤄야 하는 물건들은 대체로 케이스의 보호를 받는다. 귀중하거나 연약해서. 안경, 화장품, 보석, 시계, 핸드폰 등이 있을 테지. 어쩐지 '집' 혹은 '갑'으로 불리는 것들은 하나 같이 내 관심 밖이었다. 감싸는 용도밖에 없는 듯하여 썩 사치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애지중지 싸고도는 물건도 없다 보니 증정이나 짝꿍템으로 딸려 온 각종 파우치 등은 그저 '빛 좋은 껍데기'일 뿐이었다.
    껍데기의 힘을 모르고 짐짝으로만 여긴 게 웃기는 일임을 깨달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물건을 위한 보호막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뜻은 내가 순’집순이'였음을 방증한다. 여행, 이사, 나들이, 드라이브 같은 이동하는 차원에서 갖추면 좋을 것들을 전혀 몰랐다는 뜻이니까. 어쩐지 짐 싸는 게 그렇게 어렵더라니. 모든 것은 존재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그 자명한 사실을 비웃었던 나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다.
    지금은 가방 안에 파우치 한두 개쯤은 넣고 다니는 인간이 됐다. 30ml 향수에도 전용 케이스를 입히고 다닌다. 보호 목적에 적합하지 않더라도 내 눈에 예쁜 껍데기라면 언젠가 다 쓸 데가 있을 거란 합리화도 해보게 된다. 이 보틀백 역시 눈길이 머물 수밖에. '부모님 등산용 텀블러 백으로 딱이겠는데?', '접이식 우산 케이스 대용으로 써도 예쁘겠네.', '피크닉 갈 때 유용하겠다' 따위의 궁리를 즐기며.
  • EDIT BY 김해서
  • LA CERISE SUR LE GATEAU LCG070 Bottle Bag: Finette Caviar 55,000원

  • SOCKSTAZ STANDARD STB023 Superior Cotton Rib 9,000원

  • LA CERISE SUR LE GATEAU LCG158 Notebook Pouch: Iona Orage 81,000원

  • ARTIST X SOCKSTAZ DNT001 MARSH: Ivory 8,000원

  • SOCKSTAZ SPORTS STP021 Double Weave Full Socks 8,800원

  • COQ COQ002 North Mountain: Light Gray 4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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