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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양말장수의 편지
    • 양말가게를 열었습니다.
    • EDIT BY 양말사장 | 2022. 9. 23| VIEW : 1465

    Illust by Hyperpension



    안녕하세요. 양말가게 사장. 양말장수 성태민 입니다. 삭스타즈를 10년이 넘게 운영했는데, 사이트에서 직접 제가 이야기를 하는 게 왠지 어색하기도 하고, 어색하다는 사실이 웃기기도 합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저널 코너를 오픈한지도 벌써 두 달이 되었는데 이제서야 첫 글을 작성해 보고 있네요.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고민도 많이 되고 어떤 톤으로 글을 써 내려가야 할지 많이 생각했습니다.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이 득세하는 시대에 이렇게 글과 사진으로 이루어진 저널을 연다는 것에 주저한 적도 많았지만, 오랜기간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우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방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천천히 흘러가는 저널의 형식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이 저널에 영상이 추가될 수도 있겠죠. 늘 그랬지만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고 저는 늘 계단의 끝을 고민하며 머무르기보다 하나의 계단을 먼저 오르기 시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코너를 통해서 양말장수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속내도 가끔 털어놓고, 운영을 하면서 알게된 양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해나갈 예정입니다.

    양말가게 삭스타즈는 2011년 4월 사이트를 열고, 우연히 들어온 고객에게 첫 번째 양말을 판매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렵게 들어갔던 회사를 얼마 못 다니고 나오면서 든 생각은 제발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여전히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큰돈은 벌지 못하더라도 오래 할 수 있고, 작아도 빛날 수 있는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고 생각 했습니다. 양말이라는 아이템을 선택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만, 시간이 흘러 이제는 운명이 된 것 같습니다.

    아직 삭스타즈는 그리 유명하지도 않고 대단한 매출을 내지도 못하지만 제법 긴 시간 단단하게 운영 해왔고,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니 양말가게의 연대기는 나름 의미 있게 채워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저희도 빛이 날 수 있을까요? 적은 인원과 적은 자본으로 운영되는 작은 회사이다 보니 그동안은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양말만 소개하고 파는 가게가 아니라 양말에 대한 이야기나 그 양말을 대하는 우리의 이야기들을 조금씩이나마 나누고 싶어서 올해 리뉴얼을 통해 저널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양말가게를 열고 운영해나가면서 전달하고 싶은 것은 사실 단순합니다. 저희가 소개하는 양말들이 치열한 하루에 작은 위로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돌아오는 퇴근길 버스안에서 고개를 숙였다가도 오늘 신고 나온 멋드러진 양말을 보고 조금은 웃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뭐하나 참 마음대로 되는게 없는 세상이지만 양말만큼은 여러분들의 마음대로 되기를 바랍니다. 오프라인 삭스타즈는 월요일부터 일요일 12시면 문을 열고, 저녁 7시가 되면 가게를 닫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별 것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세계 최고인 양말들을 만나보실 수 있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양말가게에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