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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강부장의 전단지
    • 4월의 색: 하늘색
    • EDIT BY 강사월 | 2023. 4. 18| VIEW : 2435


    모든 색은 정확히 한 가지 색이 아니다. 예를 들어 분홍색을 봐도 수십 가지의 진분홍과 연분홍이 있고 검은색만 하더라도 여러 가지의 검은색이 존재한다. 하지만 하늘색 보다 다양한 색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아침 하늘과 밤하늘, 여름의 하늘과 겨울의 하늘, 비 오는 날의 하늘과 비가 개고 난 뒤의 하늘은 모두 다른 색을 지니고 있다. 그렇게 시시각각 주황색도 보라색도 회색도 모두 하늘의 색이 되곤 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머릿속에는 하늘색 하면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하늘색이 있다.

    기온이 서서히 오르고 가벼운 아우터를 하나 걸쳐야 할지, 아니면 오후에 쓸데없는 짐이 돼버리는 건 아닌지 아침마다 옷장 앞에 서서 고민하게 만드는 봄이 되었다. 파랗게 갠 하늘과 적당히 따스한 햇빛, 선선한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상상해 보지만 사실상 황사와 미세먼지에 고통받는 계절이 되어버린 봄.

    이제는 두 눈으로 목격하기 조금은 어려운 색이 되어버렸지만 고개를 들면 어릴 적 크레파스로 꾹꾹 눌러 칠하던 바로 그 하늘색을 볼 수 있길 바라며 고운 하늘색 양말을 골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