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도 높은 습도도 싫어하는 나는 여름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아이를 마주하면 땀에 흠뻑 젖었다가 그대로 말라버린 구불거리는 헤어라인과 발갛게 익은 볼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폭염 속에 태어난 여름 아이는 온몸으로 다가오는 계절을 이미 만끽하고 있다.
앞으로 몇 달간 양말을 전혀 신지 않을 사람도 있고 짧아진 하의와 가벼워진 신발에 양말을 한껏 드러낼 수 있어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이른 여름. 시원한 에이드 한 잔 들이켜고 반쯤 녹아 작아진 얼음을 아드득 씹어 먹으면 기분이 한층 더 좋아질 것 같은 해가 쨍한 날에 어울리는 시트러스 색의 양말을 골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