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JOURNAL

  • 강부장의 전단지
    • 6월의 색: 시트러스
    • EDIT BY 강사월 | 2023. 6.13| VIEW : 1220



    이제는 간절기라는 단어를 쓸 일이 없어질 것처럼 예년보다 급하게 더위가 찾아왔다. 아침 등원 길에 ‘초여름’이란 단어를 아이에게 설명해 주면서 이 정도 기온과 햇빛이면 초여름이 아니라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무실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블라인드를 내렸다. 사무실이 한껏 답답하고 좁아 보이지만 그대로 뒀다간 내 오른팔이 타버리는 건 오늘 하루면 충분할 것 같은 여름 햇빛이다.

    더위도 높은 습도도 싫어하는 나는 여름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아이를 마주하면 땀에 흠뻑 젖었다가 그대로 말라버린 구불거리는 헤어라인과 발갛게 익은 볼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폭염 속에 태어난 여름 아이는 온몸으로 다가오는 계절을 이미 만끽하고 있다.

    앞으로 몇 달간 양말을 전혀 신지 않을 사람도 있고 짧아진 하의와 가벼워진 신발에 양말을 한껏 드러낼 수 있어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이른 여름. 시원한 에이드 한 잔 들이켜고 반쯤 녹아 작아진 얼음을 아드득 씹어 먹으면 기분이 한층 더 좋아질 것 같은 해가 쨍한 날에 어울리는 시트러스 색의 양말을 골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