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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강부장의 전단지
    • 7월의 색: 오션블루
    • EDIT BY 강사월 | 2023. 7.14| VIEW : 602



    7월 내내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를 미리 접하고는 믿을게 못되지 하면서도 아이의 우비를 사고 혹시 장화가 작아지진 않았나 확인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거늘 한동안 맑고 더운 날이 이어지길래 장마라고 하지 않았냐며 입방정을 떨었더니만 그다음 날부터 며칠째 비가 내린다. 이놈의 입방정은 기상청보다 정확하지 늘.

    그렇게 옷도 이불도 발에 밟히는 거실 마루도 기분도 눅눅한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방금 건조기에서 꺼내 입은 반팔 티는 금세 어깨에 딱 붙어 이상하리만큼 무겁게 느껴지지만 평소보다도 더 바삭하고 도톰한 양말을 찾아 장화 속에 신으면서 비에 젖은 바닥과 가장 가까운 발만은 보송함을 잃지 않는다.

    빗물과 물안개에 희뿌연 회색으로 흐려진 도시의 풍경 말고 새파랗게 탁 트인 여름바다를 보고 싶은데 어쩌다 보니 이번 여름은 바다와는 먼 곳으로만 여행 계획이 잡혔다. 휴가철에 바닷가에 가면 사람만 많고 제대로 즐기긴 어렵지, 하고 핑계를 대기엔 바다 없는 여름방학을 아이와 보내는 건 나 스스로 도저히 넘어가 줄 수가 없다. 작년 여름의 바닷가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일 년 내내 곱씹었으니 말이다.

    여름이 끝나기 전에 꼭 바다에 가야겠다. 그리고 바닷물에 발을 담가야겠다. 내 아무리 양말 장수라지만 그 순간만은 양말이 필요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