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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양말장수의 편지
    • 모두들 오늘 지금 안녕(安寧)하신가요
    • EDIT BY 양말사장 | 2023. 8. 10| VIEW : 468


    LETTER.03

    안녕하세요. 삭스타즈 성태민입니다.
    오늘부터는 매달 손님 여러분들께 편지를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최근들어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대체로 여름에 양말장수들은 생각이 많아집니다. 여름은 그래도 다른 계절만큼 바쁘지 않으니, 새로운 개인기부터 시작해서 인류걱정까지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저는 올해 만 38세의 청년과 아저씨 사이의 사람인데요.(그냥 아저씬가) 요즘은 나다운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사는 것, 꿈을 이루는 삶을 바라는 이는 많지만, 사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기 위해서는 무수하게 많은 하기 싫은 것들을 해야만 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이루고 싶은게 아닐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뭐 아무렴 어떠냐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먹고 살려면 일을 하긴 해야겠죠. 다만 그 기준이 ”남들만큼은“, “남부럽지않게”는 아니면 좋겠습니다. 삶이 내가 아니라 남을 기준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불행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놓쳐버리는 것은 너무 많네요.

    모두가 근사하고 멋있는 일,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지만 사실 세상은 그런식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습니다. 그러니 일에서 행복을 찾는 삶의 방식만이 반드시 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마침내 원했던 무언가가 되고도 불행한 사람도 있고, 꿈도 목표도 없지만 행복한 사람도 있으니까요.

    해서 저는 “삶이라는 레이스에서”로 시작하는 모든 조언을 믿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삶은 코스가 정해진 레이스도 아니고, 정상을 정복하는 등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저 삶이 각자 자신만의 길을 탐험하는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공평하게 죽음이라는 마침표를 찍게 될 삶이라는 여행기에 우리는 어떤 글을 채우게 될까요. 제 삶이 직업적인 성취들로만 가득 채우는 삶이 아니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기에 양말을 사러 오시는
    여러분의 하루가 가끔 참 궁금합니다.

    오늘은 무엇을 드셨나요.
    이달의 제철 음식을 알고 계신가요.
    또 이번달에 피는 꽃은요.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요즘은 어떤 음악을 듣고 계신가요.
    새로 읽기 시작한 책이 있나요.
    그리고 오늘은 어떤 양말을 신었나요.

    모두들 오늘 지금 안녕(安寧)하신가요.

    성태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