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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강부장의 전단지
    • 10월의 색: 단풍색
    • EDIT BY 강사월 | 2023.10.19| VIEW : 11816



    추석 연휴 동안 시댁과 친정 방문을 마치고 수고했다며 남편과 서로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아빠가 주신 공주알밤이 너무 많아 여러 번에 나눠 찌고 삶고 구웠다. 아이 어린이집에도 친구들과 나눠먹을 군밤을 넉넉히 보냈다. 가을 이벤트를 위해 낙엽을 한 봉지 가득 보내달라는 가정통신문을 받았다. 지난 주말에 동네를 거닐어봤지만 이제서야 나무 꼭대기에 물이 들기 시작했을 뿐 색이 고운 낙엽은 얼마 줍지 못했다. 한동안 멈춰있던 가습기를 다시 틀고 도톰한 카디건을 꺼내 입었지만 어쩐지 아직 가을은 아닌 것 같았다.

    오늘 아침 운전을 하다가 그림처럼 고개 숙인 황금색 논밭을 마주했다. 분명 어제도 이 길을 지났는데,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됐을 리는 없는데, 어떻게 이 광경을 못 보고 지나쳤을까. 오늘이 며칠이지 벌써 시월의 반이 넘게 지나갔다니 요즘 난 무엇에 쫓기고 무엇을 흘려보내고 있나 왠지 모를 울컥한 마음에 빨간불에 멈춰 서서 창문을 열고 밖을 둘러보았다.
    모든 길에 가을이 가득 차 있었는데 그저 내가 모르고 있던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