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서랍을 열어 수면양말을 꺼낸다. 더운 계절 동안 잊고 있었던 반가운 수면양말들은 형형색색의 색깔과 다양한 두께로 서랍 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매일 다른 색으로 내 발을 물들이며 나에게 잠을 종용하는 수면양말을 보고 있으면 오동통해서 의외로 귀엽기도 하다. 부모님이 어린 나를 재우기 위해 자장가를 들려주시면서 바라보신 내 모습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살며시 들어오고 조용히 사라지는 ‘Nighty Night’의 선율처럼 수면양말을 신은 나는 살며시 따뜻함을 느끼고 나도 모르게 조용히 잠이 든다. 귓속으로 들어오는 소리처럼 포근하게 그리고 꿈을 꾸기 시작한 내 머릿속의 이야기들처럼 달콤하게, Nighty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