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요약설명 :난 내일 무엇을 할지 알고 있어요. 그리고 다음 날, 내년, 그다음 해에도요. 나는 이 형편없는 작은 마을의 먼지를 털어내고 세상을 보게 될 거예요. 그다음 여기로 돌아와서 건물을 만들 거예요. 그리고 비행장을 지을 거예요. 나는 100층 높이의 높은 빌딩을 지을 거예요. 나는 1마일 길이의 다리를 지을 거예요.
상품 요약설명 :며칠 전 시원하게 봄비가 내리면서 흩날리는 벚꽃잎으로 뽀얗던 거리가 하루아침에 선명해졌다. 바닥에 떨어져 버린 벚꽃을 밟고 거리에 가득 찬 연둣빛을 보자니 그래 맞아, 이게 봄이지 싶다. 고개 들어 별다를 것 없는 벚꽃 사진을 연달아 잔뜩 찍던 며칠 전의 나를 잊은 것처럼 말이다.
상품 요약설명 :열쇠를 돌려 유리문을 연다. 카운터의 금속 일력에 손을 얹고 휠을 살살 굴려 날짜를 맞춘다. 재인 매니저가 노트북에 남긴 공식 업무 메모를 읽고, 선반 아래 쏙 숨겨둔 비공식 쪽지와 맛난 초콜릿을 찾아내어 주머니에 챙긴다. 청소를 한다. ‘봄 플리’를 검색해 음악을 튼다. 철제 의자 두 개를 꺼내 쇼윈도 앞에 내놓는다.
상품 요약설명 :디자인 양말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12년 전, 그 자체로도 모자라 양말 자판기라는 참신한 시도를 하면서 이슈가 되었던 아이헤이트먼데이. 승승장구하는 듯했으나 일본 진출을 앞두고 코로나를 맞이하며 거의 모든 직원이 퇴사하는 등 큰 위기에 직면해요. 하지만 브랜드 운영이란 퇴사처럼 간단하게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결의로 리브랜딩과 쇼룸 오픈, 내수 중심의 운영을 이끌어온 결과 작년부터 해외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상품 요약설명 :2018년 4월. 내가 커피사에 처음 방문한 날이다. 개업한 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으로 당시 상호는 ‘커피사 마리아’였다. 커피사는 이민선 대표가 바리스타라는 직업명을 한국식으로 바꿔본 단어다. “셰프는 요리사인데 바리스타는 왜 바리스타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마리아는 그림을 그리는 이마리아 작가를 칭한다. 커피사와 마리아. 각기 다른 일을 하는 두 사람은 공간을 함께 쓰기로 했다. 요컨대 이곳은 카페이자 아티스트의 작업실이었다.
상품 요약설명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머지않았다. 때맞춰 내 안의 패션 본능도 꿈틀꿈틀 깨어난다. 저기 바다 건너 제주도를 노랗게 물들였다는 유채꽃마냥 화사하게 차려 입고 싶다. 새빨간 초장에 조물조물 무친 돌나물 무침처럼 산뜻하고 새콤한 룩을 연출해 보고 싶다. 이번 봄에는 또 어떤 패션이 유행하려나?
상품 요약설명 :홍제천을 따라 걷는데 물이 흐르는 소리가 유독 활기차게 들린다. 더 이상 옷을 단단히 여미지 않고 풀어 헤치거나 아예 벗어도 좋을 온도가 되었다. 봄이 언제 오나 싶다가도 막상 추위가 한풀 꺾이는 요맘때쯤이면 괜히 아쉬움이 든다. 겨울을 더 격렬히 사랑할 걸 하는 마음이 들어선다. 책 [안녕한, 가] 봄 섹션 프롤로그에 이런 구절을 쓴 적이 있다.
상품 요약설명 :건조기에서 꺼낸 바삭바삭하고 따뜻한 양말. 가게에서는 ‘양말은 웬만하면 건조기에 돌리지 마세요’하면서 나는 이 따뜻한 느낌이 좋아 건조기를 애용한다. 아침 샤워를 마치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뒤 미리 돌려 둔 건조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양말을 꺼내 발을 쏙 넣으면, 완벽하다! 완벽한 출발. 이제 곧 봄이 오니까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양말들로 양말장을 갈아 줘야 한다.
상품 요약설명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입니다. 수년에 걸쳐 정제해서 만든 이야기도, 아침에 일어나 무심코 찍어 올린 식탁의 장면도 모두 콘텐츠가 되죠. 그것들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쌓여가면서 한 사람, 또는 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줍니다. 그와 동시에 에디터의 수도 급증했어요. 이제는 잡지사나 출판사를 거치지 않아도 스스로 매체를 만들고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에디터의 길에 들어설 수 있어요.
상품 요약설명 :얼마 전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샤이니 키 솔로 콘서트가 열렸다. 드레스 코드는 블루. 공연이 펼쳐진 양일간 공연장 인근은 코발트블루부터 스카이블루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파란색 인간들로 넘실거렸다. 그 푸른 물결 속에는 물론 엄마의 블루 체크 외투를 빌려 입고 일요일 공연을 보러 출동한 나도 있었다.
상품 요약설명 :세상에는 두 종류의 카페가 있다. 시끄러운 카페. 그리고 조용한 카페. 너무 거친 분류인가? 활기차고 경쾌한 분위기의 카페와 고요하고 평온한 기운이 감도는 카페라면 어떨까. 둘을 구분하는 기준에는 소리만 있는 게 아니다. 콘셉트, 인테리어, 식음료 메뉴 구성, 음악, 주인장에게서 풍기는 기운 모두 해당된다.
상품 요약설명 :용띠인 아빠 덕분인지 나에게 용은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내 편 같은 느낌의 존재이다. 나에 대해 세세하게 모든 걸 알거나 매일같이 밀착 케어해주진 않더라도 중요한 순간이면 어느샌가 나타나서 내 뒤를 든든히 봐줄 것 같은 존재. 그래서인지 새해가 청룡의 해라는 것을 알고는 괜히 기분이 좋았다. 비록 내가 올해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어쩐지 나에게 꽤나 우호적일 것 같다고나 할까.
상품 요약설명 :니치 퍼퓨머리 하우스를 표방하는 ‘모노룸' 쇼룸에 들렀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빨간 벨벳 천으로 꾸민 인테리어, 도자기를 빚어서 만든 시향 볼, 독일에서 제작한 유리병, 그리고 패키지마다 부착된 왁스 실링… 무엇 하나 두루뭉술한 것이 없어요. 조향사의 설명을 들으며 향을 하나씩 차례대로 맡아보니 이분들 사전에 대충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품 요약설명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매년 해오던 대로 탁상달력을 교체하고, 미리 사둔 드로잉 일력을 꺼내 첫 장을 펼쳤다. 몹시 귀엽게 생긴 용이 빛나는 여의주를 꼭 움켜쥔 채 나를 바라보고 있다. ‘옜다’ 하는 표정이다. 신년에 용이 여의주를 주겠다는데 아니 받을 수 없지. 일력을 살살 뜯어 반으로 곱게 접어 지갑에 넣었다. 신통력을 지녔다는 이 영묘한 구슬이 올해 좋은 기운을 가득 안겨 주기를 바라면서.
상품 요약설명 :패션 산업에서 버려지는 것들은 종종 잊혀지곤 합니다. 화려한 팝업스토어나 대량생산의 이면에는 많은 재화들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삭스타즈는 우리가 그동안 버려온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재평가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양말 산업에서 13년 이상을 보낸 우리는, 그동안 공장마다 자투리 실로 가득한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상품 요약설명 :2011년, 청년실업이라는 단어가 뉴스에서 참 많이 나오던 해였다. 나는 운좋게도 원하던 회사에 입사를 했다. 꿈에 그리던 회사에 들어갔지만 충격적일 정도로 회사와 나는 맞지 않았다. 사실 회사가 문제였다기 보다는 나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회사원이 맞지 않았다. 하루하루 시간이 갈 수록 미래는 불투명하게 보였다. 함께 일하던 선배는 디스크 진단을 받았고, 나는 신입사원 1년차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선배의 산재신청은 승인되지 않았다.
상품 요약설명 :올해 빨간 포인트가, 빨간 양말이 유행이라는 패션 유튜버의 영상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빨강은 어릴 적 TV 속 임하룡 아저씨만 신을 수 있는 양말 색이라고 생각했는데 Be the Reds 티셔츠도 못 입던 내가 빨간 양말을 신게 되다니. 트렌드 덕분인 걸까 생각해 보면 글쎄 난 그렇게 트렌디한 사람이 아닌데, 나이를 먹으면 빨간색이 예뻐 보인다더니 내가 어느새 그렇게 나이를 먹어버렸나?
상품 요약설명 :어떤 동네는 카페로 기억된다. 나에겐 종로구 사직동이 그렇다. 사직동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떠오르는 건 그 지역의 지형과 거리 풍경, 유동 인구나 버스 정류장 위치 같은 정보가 아니다. 녹슨 간판과 나무 바닥이 삐걱대는 소리, 코끝을 감싸는 커피 향으로 채워지는 풍경이다. 내가 아는 사직동의 카페는 한 곳뿐이다.